[시승] 크기를 넘어선 또 다른 가치,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입력 2025년06월02일 09시3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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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플래그십 SUV 기준점 역할 자처
 -안정적인 파워트레인 및 서스펜션 인상적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하면 따라오는 단어가 있다. 바로 ‘빅(BIG)’ 이다. 엄청난 크기와 광활한 공간, 엔진 성능을 비롯해 차를 꾸미는 각 구성요소들도 전부다 큼직하다. 하지만 ‘빅’이라는 단어 이면에는 숨겨진 에스컬레이드 만의 장기가 가득하다. 섬세한 구성과 고급 감각, 최신 디지털 요소, 완성도 높은 주행까지 단순히 큰 차 라는 하나의 특징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더욱이 신형으로 오면서 상당한 변화를 거쳤고 캐딜락의 미래도 엿볼 수 있었다.

 



 

 ▲디자인&상품성
 외관은 전면부의 변화가 크다. 기존 가로와 세로를 적절히 섞었던 램프는 이제 완전히 세로형으로 바뀌었다. 버티컬 타입 주간주행등 바로 옆에서 작고 선명한 LED가 빛을 비춘다.

 

 존재감이 상당하며 훨씬 깔끔해진 인상을 전달한다. 특히 어두운 지하 주차장이나 야간에 압도적인 조명 연출을 보여주며 살아 숨 쉬는 듯한 생동감을 표현했다. 이와 함께 시승차는 럭셔리 트림으로 거대한 그릴과 주변에 두툼한 크롬 도금을 둘러 존재감을 드러낸다. 참고로 스포츠 트림의 경우는 블랙 매쉬 타입으로 역동적인 인상도 전달한다.

 

 숏바디 임에도 불구하고 크기는 따라올 차가 없다. 길이만 5.4m를 뛰어넘고 너비는 2m에 육박한다. 높이는 1.9m를 가뿐히 넘기며 앞뒤바퀴 사이 거리를 뜻하는 휠베이스는 3m에 이른다. 육중한 몸집은 언제 어디서나 시선을 끌며 도로 위 스타 역할을 담당한다.

 

 바라만 봐도 강한 믿음을 주는 독보적인 형상이다. 여기에 24인치에 달하는 휠과 거대한 타이어, 넓은 휠하우스가 차를 더욱 강한 이미지로 만든다. 공책 만한 사이드 미러와 각이 살앙있는 유리창, 도어 캐치, 전동식 사이드 스탭도 멋을 더한다. 

 











 

 뒤는 큰 변화가 없다. 1m에 이르는 세로형 테일램프가 에스컬레이드 헤리티지를 강조하고 반듯한 트렁크 라인이 절도 있게 다가온다. 범퍼 주변부도 최대한 단정하게 마무리 했으며 군더더기 없이 균형 잡힌 디자인이 전체적인 외형의 완성도를 높인다.

 

 실내는 완전변경 급으로 바뀌었다. 한쪽 필러에서 반대편 필러까지 이어지는 필라 투 필라 55인치 커브드 LED 디스플레이가 핵심이다. 실내 전체를 압도하는 아름다운 디자인을 전달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운전석 스크린은 8K의 해상도를 지닌 35인치 크기이며 동승석 스크린은 4K, 20인치다. 운전과 관련된 정보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구성을 시원하게 제공한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물론 몇 가지 아쉬운 부분은 존재한다. 커브드 형태가 계기판 시야에 원근감이 있어 적응이 필요하다. 나이트 비전이나 AR 카메라를 활성화 했을 때에도 마찬가지다. 이와 함께 여백이 상당해 다소 허전해 보이는 느낌도 있다. 또 제한된 써드파티 앱 지원으로 중앙 센터페시아 모니터 뿐만 아니라 동승석 역시 다룰 수 있는 기능은 많지 않다. 향후 소프트웨어 보완을 통해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센터터널에는 별도의 모니터가 더 있다. 틸트업 방식의 새롭게 장착된 커맨드 센터다. 공조기능, 시트조절, 파워 오픈/클로즈 도어 등의 기능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며 운전자나 동승자가 보다 편리하게 차의 부가 기능을 작동할 수 있다. 생각보다 다룰 수 있는 폭이 넓어 활용도가 높다.

 











 

 이와 함께 고급 기능도 아낌없이 넣었다. 파워 어시스트 기능이 지원되는 파워 오픈/클로즈 도어가 대표적이다. 실외 도어 핸들 스위치, 실내 도어 레버, 1열/2열 커맨드 센터, 브레이크 페달 조작 등 다양한 방법으로 차의 문을 자동으로 여닫을 수 있다. 높이가 상당한 차의 성격과 고급 SUV의 탑승과 하차에 있어 우수한 편의성을 제공한다.

 

 감성 품질은 흠이 없다. 질 좋은 가죽과 유광 우드, 금속 장식까지 적재적소에 배치해 고급감을 높인다. 조립이나 마감 수준도 상당하다. 미국식 프리미엄을 온전히 보여주며 모두에게 기분 좋은 인상을 남긴다. 또 드라이브 모드나 탑승자의 취향에 따라 유기적으로 반응하는 LED 앰비언트 라이트는 126가지의 컬러를 제공한다. 빛이 강하지는 않지만 입맛에 맞게 설정할 수 있어 위안을 삼는다. 

 

 반면, 에스컬레이드에만 들어가는 AKG 스튜디오 레퍼런스 오디오 시스템은 환상적이다. 숏바디는 36개, 롱바디인 ESV의 경우 4개의 스피커가 2열 헤드레스트에 추가되어 총 40개 스피커를 통해 2열 승객까지 완벽한 3D 서라운드 사운드를 구현했다. 설정 메뉴를 통해 좌석별 독립 음향 설정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운전자와 탑승자가 각기 다른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독립 시트 구성의 2열은 매우 편하다. 12.6인치 개인용 디스플레이를 바탕으로 전용 공조장치와 송풍구, 컵홀더, 선루프 등이 반기며 미니밴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마저 준다. 또 원터치로 더블 폴딩까지 지원해 3열 탑승자를 위한 배려도 살펴볼 수 있다. 그만큼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는 3열은 성인 남성이 앉아도 넉넉하다.

 

 온전한 탑승의 경험을 제공하며 모두가 큰 불편함 없이 장거리 이동이 가능하다. 트렁크는 여유가 차고 넘치며 버튼 한 번으로 2열과 3열을 모두 접을 경우 커다란 가구나 가전제품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크기로는 모두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차가 에스컬레이드다.

 

 ▲성능
 커다란 보닛 안에는 최고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3.6㎏∙m의 파워를 내는 6.2ℓ V8 가솔린 직분사 엔진이 들어있다. 요즘은 보기 힘든 대배기량 자연흡기 방식으로 부드러운 주행 질감이 일품이다. 실제 운전을 하는 순간에도 엔진의 특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지연현상 없이 스로틀을 여는 순간에 맞춰 속 시원하게 전진한다. 

 

 한번에 훅 하면서 치고 나가는 맛이 사뭇 색다르다. 육중한 차체를 앞세워 강하게 속도를 올리고 화끈한 실력에 모두가 놀라움을 자아낸다. 여기에 듣기 좋은 소리는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증폭되며 운전 만족도를 높인다. 다단화된 자동변속기는 차의 성격에 맞춰 차분하고 정직하게 단수를 오르내린다. 더욱이 실용 구간에서 고단까지 촘촘하게 나눠 활용하는 덕분에 동력 손실이 거의 없다.

 











 

 또 한가지 인상적인 부분은 섀시 컨트롤이다. 먼저, 에어서스펜션은 의연하게 도로 위 굴곡을 거르며 최선을 다한다. 이와 함께 캐딜락의 시그니처 기술인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4.0 시스템은 초당 1,000회 이상의 정밀한 노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실시간으로 서스펜션 감쇠력을 조절, 노면 상태나 주행 상황에 맞춰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한다.

 

 궁극적으로 프레임바디 SUV 특유의 통통튀는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충격을 차체 곳곳에서 받아들이는 느낌이 모노코크 바디와 크게 다르지 않고 최적의 승차감을 전달한다. 이 외에 여유로운 스티어링 휠 반응과 코너링, 부드러운 움직임은 차의 컨셉트를 생각하면 단점으로 보이지 않는다.

 

 안전 품목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해 면적이 상당한 헤드업 디스플레이, 야간 운전시 시인성과 안정성을 크게 높여줄 수 있는 나이트 비젼 시스템 등이 들어있다. 차간 거리와 차선 유지는 준수한 편이지만 차선 중앙을 잡는 기능은 없다.

 

 라이벌 대비 아쉬운 부분이며 미국에서 활용 중인 슈퍼 크루즈 또한 국내에는 맵 데이터 지원을 받지 못해 적용되지 않는다. 큰 차를 다루기에는 능동형 안전 장치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강점으로 비춰지지 않는다는 점은 향후 개선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연료 효율이다. 신형은 복합 기준 ℓ당 6㎞ 수준을 달성했는데 실제로 주행을 이어나갔을 경우 그보다 조금 더 높은 숫자를 보여줬다. 트립컴퓨터 기준 시내에서는 7~8㎞/ℓ, 고속도로 정속 주행에서는 9.8㎞/ℓ까지 기록한 것. 여기에는 주행 조건에 따라 엔진 실린더 작동 패턴을 달리하는 기능인 다이내믹 퓨얼 매니지먼트가 적용된 것이 도움을 줬다. 이 외에도 연료탱크 용량이 91ℓ에 달하기 때문에 주유소를 자주 가지 않아도 될 듯하다.

 

 ▲총평
 신형 에스컬레이드는 여전히 강력하고 압도적인 존재감을 바탕으로 도로 위 주인공을 담당한다. 이와 함께 개선된 디지털 요소와 고급 편의 기능을 앞세워 상품성을 키웠고 캐딜락이 추구하는 고급 감성까지 어우러져 경쟁력을 높인다. 이처럼 ‘에스컬레이드’는 존재 만으로도 하나의 장르로 통하며 큰 차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변함없는 드림카 1순위를 자처한다.

 

 한편,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일반형 숏바디와 롱휠베이스 버전인 ESV로 나뉘며 각각 프리미엄 럭셔리 플래티넘, 스포츠 플래티넘 두 개의 트림을 선택할 수 있다. 국내 출시 가격은 각 1억6,607만원, 1억8,807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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