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적의 바람 길 잡는다" 현대차∙기아 공력시험 주목

입력 2025년07월24일 08시45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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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양기술연구소 공력시험동 가보니
 -주행거리 및 효율 높이기 위한 첫 단추
 -세계 최초 0.144Cd 달성한 '에어로챌린지카'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1회 충전으로 더 나은 주행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차와 공기역학의 관계는 더욱 중요해지는 추세다. 더욱이 공력성능은 전비, 주행 안정성, 동력성능 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에 제조사들은 자동차의 운동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공기의 저항력 계수, 즉 공기저항계수(Cd, Coefficient of Drag)를 낮추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공력 분야에서 한발 앞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오랜 기간 노하우를 쌓아왔다. 이를 전동화 전환 시기에도 최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지난 23일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남양기술연구소의 모빌리티 개발 핵심 시설인 공력시험동을 공개한 것. 글로벌 EV 시장을 선도할 수 있게 만든 에어로다이내믹의 원동력을 살펴봤다.

 

 공력시험동은 내연기관 차는 물론 전기차 및 수소차 등 친환경 차의 공력 성능을 정밀하게 평가하고 개발하기 위해 특수 설계한 연구 시설이다. 총 면적 약 6,000m2 규모로 축구장 한 곳의 크기와 맞먹는 이 공간에는 대형 송풍기, 지면 재현 장치 등 실제 주행 환경을 정교하게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설비들이 집약돼 있다.

 

 이 중 핵심은 단연 대형 송풍기다. 3,400마력의 출력으로 바람을 일으켜 차 속도 기준 200㎞/h까지 재현할 수 있다. 직경 8.4m에 달하는 송풍기의 날개는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탄소섬유 복합 소재로 제작했다. 실제로 100㎞/h 속도의 바람을 만들 때 발생하는 소음은 약 54dB 수준으로 일반 사무실 정도의 정숙함을 유지한다.

 

 또 주행 시 지면 환경을 유사하게 구현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돼 있다. 시험실 바닥에는 총 다섯 개의 회전 벨트가 설치된 턴테이블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하면 지면 재현 평가가 가능하다. 차의 네 바퀴 아래와, 차 하부 바퀴 사이 바닥면에 벨트를 함께 회전한다. 바퀴의 구동뿐만 아니라 지면과 차 하부 사이에 발생하는 공기의 흐름도 정밀하게 재현할 수 있어 신뢰도 높은 공력 성능 평가가 가능해진다.

 



 

 공력시험동에서 진행하는 대표적인 평가는 크게 공력 성능 평가와 후류 최적화 평가가 있다. 먼저, 공력 성능 평가에서는 차 주행 방향과 반대로 작용하는 저항력인 ‘항력’과 차체를 부상시키는 힘인 ‘양력’을 중점적으로 측정한다. ‘항력’은 전비와 가속 성능에 영향을 주고 ‘양력’은 주행 안정성과 밀접하게 연관돼 전기차 공력 성능의 핵심 요인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후류 최적화 평가에서는 주행 시 차 후면에 생기는 공기 흐름인 후류를 중점적으로 분석한다. 차 후미에는 공기가 소용돌이치듯 맴도는 와류가 나타난다. 이는 후면에서 차를 당기는 힘을 발생시켜 주행 안정성 및 전비에 큰 영향을 미친다. 후류의 형상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제어하고 최적화하느냐가 공력 성능 증가의 관건이 되는 이유다.

 

 한편, 이날 공력시험동에서는 세계 최저 공기 저항 계수 0.144를 달성한 ‘에어로 챌린지 카’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 차는 현대차∙기아 공력개발팀이 다양한 공력 성능 개선 기술을 적용해 개발한 콘셉트카다. 지금까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내놓은 초저항력 콘셉트카의 Cd값이 0.19에서 0.17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기아의 기술력이 얼마나 높은 수준인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여러 공력 기술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기술은 함께 연동해 작동하는 액티브 사이드 블레이드와 액티브 리어 디퓨져였다. 에어로 챌린지 카 후면에 숨겨져 있던 블레이드와 디퓨져가 뒤쪽으로 나오면서 리어오버행 길이가 40cm 연장되는 장치다. 차 측면 및 바닥 길이가 확장되는 효과를 통해 측면 와류와 후류를 억제하거나 안정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현대차∙기아의 설명이다.

 


 

 이어 ‘에어로 챌린지 카’에 연기를 분사해 차 주변의 공기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확인하는 ‘유동 가시화 시험’도 진행했다. 각각의 기술이 작동될 때마다 공기 흐름 변화와 공력성능 개선 효과를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박상현 공력개발팀 팀장은 “전기차 핵심 경쟁력으로 손꼽히는 AER(1회 충전 주행거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공력 성능을 높이기 위해, 외관 디자인부터 차 하부 설계, 공력 신기술 개발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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