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품질, 경쟁력으로 대두
 -카오디오, 대표적인 요소로 떠올라
 -로터스, KEF와 협업 기술 '눈길'

 자동차를 고를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준은 성능, 디자인, 안전성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같은 전통적 가치에 더해 ‘감성 품질’이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요소가 바로 ‘카 오디오’다. 그리고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세계적 오디오 명가와 손잡고 차를 ‘움직이는 콘서트홀’로 변모시키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독일 오디오 장인정신의 결정체 부메스터와 손잡았다. 1977년 설립된 부메스터는 고급 금속 마감과 장인의 수작업으로 유명하다. 벤츠 S클래스에는 최대 31개의 스피커와 시트 진동 모듈을 탑재한 ‘부메스터 하이엔드 4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된다. 단순히 귀로 듣는 차원을 넘어 몸으로 소리를 느끼는 경험을 제공하며, 장르와 음량을 불문하고 항상 균형 잡힌 사운드를 유지한다.

 랜드로버는 영국의 하이엔드 브랜드 메리디안과 협업한다. 1977년 설립된 메리디안은 정밀한 디지털 신호 처리(DSP)와 3D 서라운드 기술로 유명하다. 최신 레인지로버 SWB P550e 오토바이오그래피에는 1,680W 출력의 ‘메리디안 시그니처 사운드 시스템’이 탑재됐다. 특히 60㎜ 헤드레스트 스피커는 운전자와 탑승자 모두에게 콘서트홀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볼보는 영국 오디오 명가 바워스 앤 윌킨스(B&W)와 손잡았다. 1966년 설립된 B&W는 홈 오디오와 스튜디오 모니터 분야의 세계적 기준을 제시해왔다. 볼보 XC90에는 1,410W 출력과 19개 스피커를 갖춘 B&W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제공된다. 특히 스웨덴 예테보리 콘서트홀의 음향을 그대로 재현한 ‘콘서트홀 모드’는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링컨은 하만 산하의 레벨(Revel)과 협업한다. 레벨은 하이엔드 홈 오디오 분야에서 정밀한 음향으로 명성을 쌓아온 브랜드다. 링컨의 플래그십에는 ‘레벨 울티마 3D 오디오’가 탑재되며 수십여 개의 스피커가 실내 전역에 촘촘히 배치된다. 1,200W 이상의 출력을 바탕으로 퀀텀 로직 서라운드와 고급 DSP 기술이 더해져 입체적이고 왜곡 없는 스튜디오급 사운드를 구현한다.

 캐딜락은 풀사이즈 SUV의 상징 에스컬레이드를 통해 AKG와 협업한다. 1947년 설립된 AKG는 스튜디오 장비와 마이크, 헤드폰 분야에서 절대적 신뢰를 얻어왔다. 에스컬레이드에는 최대 40개의 스피커를 탑재한 ‘AKG 스튜디오 레퍼런스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라이브 공연장을 옮겨놓은 듯한 생생한 사운드를 구현하며, 운전자와 동승자에게 서로 다른 오디오 채널을 제공하는 독창적인 ‘오디오 존’ 기능까지 갖췄다.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는 오디오 파트너로 같은 영국 출신의 하이파이 오디오 명가 KEF를 선택했다. 1961년 설립된 KEF는 혁신적인 음향 기술과 하이엔드 스피커 제작 노하우로 명성이 높다. 특히 ‘Uni-Q 동축 드라이버’ 기술은 트위터와 미드레인지 드라이버를 동일 축에 배치해 모든 좌석에서 동일한 공간감과 균형 잡힌 사운드를 제공한다. 

 플래그십 SUV 엘레트라와 하이퍼 GT 에메야에는 최대 2,160W 출력과 23개 스피커를 갖춘 ‘KEF 레퍼런스 오디오 시스템’이 옵션으로 제공된다. 돌비 애트모스와 결합한 3D 입체 음향,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이 맞물리며 시승자들로부터 청각적 감성까지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애플 카플레이 기반 공간 음향 업데이트까지 적용돼 몰입형 사운드 경험을 확장했다.

 차는 단순히 이동수단을 넘어, 이제는 감각적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성능과 디자인이 눈과 손을 사로잡았다면 오디오는 귀와 마음을 흔든다. 세계적 오디오 브랜드와 손잡은 프리미엄 자동차들은 각자의 개성을 담은 소리를 통해, 차 안을 ‘움직이는 콘서트홀’로 완성해가고 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